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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소식97

솔겸 - 변두리 소나타 한 남자가 내게 말했다. “넌 아직 온실 속의 화초야. 여리고 고운 화초지.” 하지만 그 고운 화초는 이미 잡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점점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기분. 사람에게도 등급이 있다면 나는 최하위가 아닐까. “이 정도면 괜찮은 일자리 아닙니까.” “……일자리요?” “일자리가 맞습니다. 그쪽은 일하고, 나는 돈을 지불하니까요.” 온실의 화초? 음악가? 예술가? 아니, 난 가난뱅이 속물이다. 어차피 짓밟힌 잡초가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 나는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동시에 누군가의 비웃는 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다. “그 순결이 이제 너의 마지막 재산이 되었잖아?” 멀리 들려오던 바이올린 소리가 이내 절정으로 치달았다. 변두리 소나타 / 솔겸 - 정가 : 9,500원 - 총 PAGE : .. 2014. 4. 4.
최준서 - 그 녀석 무뚝뚝한 표정, 툭 내뱉는 한마디. 생각해 보니, 누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항상 네가 있더라. 교복을 입고 등교하던 시절도, 내가 첫사랑에 두근거릴 때에도, 치열한 사회에 성큼 발을 내디딘 지금도.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넌 나한테 이웃이자 원수였고, 라이벌이자 친구였고, 또 가족 같기도 해서…… 그래서 도저히 이 마음을 한 단어로, 간단명료하게 너처럼 정의할 수가 없어. 나에게 넌, 그냥 너야. 공기처럼 익숙하고 편한, 그런 존재. 그런데 우리 관계가 그리 쉽게 변할 수 있을까? ……내게도 다시 한 번, 봄이 올 수 있을까? 그 녀석 (전2권) / 최준서 - 정가 : 각 9,500원 - 총 PAGE : 1권 408p / 2권 472p - 가로*세로 : 128*188m.. 2014. 3. 12.
요조 - 우아한 그들 사라진 이유 같은 건 이제 알고 싶지 않다. 말해 주지 않겠다니 굳이 묻고 싶지 않아졌다. 그저 뻔한 추억이나 떠올리자고 그토록 찾았던 게 아니니까. 떠난 이유를 몰라 놓을 수 없었다고 한 건 변명이었다. 어떻게든 10년의 기다림을 정당화하기 위한 궤변이었을 뿐. 너에겐 흐려졌을지 모르나 내게는 언제나 현실이었던, 그 시간들. 그러나 죽어도 다른 사람을 마음에 둘 수는 없다. 더 이상 내 행복을 과거에 묶어 둘 생각도 없다. “같은 실수, 두 번은 안 해.” 그러기 위해선 이제 제대로 미쳐 봐야 한다. 타인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없을 만큼 진심으로, 누구보다도 우아하게. 우아한 그들 / 요조 - 정가 : 9,500원 - 총 PAGE : 424p - 가로*세로 : 128*188mm(4*6판) -.. 2014. 1. 17.
김수지 - 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2쇄 중쇄 * '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2쇄를 진행하였습니다. 초판 소진 속도가 빨라 데이터 준비를 해 두고 일정을 논의하는 중이었습니다만, 인쇄소와의 소통에 다소 차질이 생겨 예상보다 더 일찍 인쇄가 진행되어 배송이 시작되었답니다. 덕분에 갸우뚱하실 독자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싶어 약간의 사족을 달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중쇄 결정을 빠르게 하지 못했던 관계로 책 공급에 불편을 드린 적이 있었거든요. 하여 모처럼 기분 좋게 부지런을 떨어 봤는데; 아쉽게도 일정 전달에 차질이 생겨 그 부지런함이 적절한 때에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었네요. 송구합니다.; 그리고 저희보다 더 놀라셨을 텐데도 웃으며 이해해 주신 김수지 작가님께 감사 엑기스를 담아 공손히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사랑이셨습니다.) '우리 집에는 쥐.. 2014. 1. 2.
김수지 - 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차디찬 겨울, 눈 쌓인 아스팔트 위에 여린 생물 하나가 웅크리고 있었다. 바스러질 듯한 외로움과 메마른 상처를 가득 안고 그렇게, 스스로를 버린 채 위태로운 모습으로. 그것이 이름조차 듣지 못한 생물을 집 안에 들이고 만 이유다. “이게…… 무슨 뜻이에요?” “도와주셨으니까 보답을 해 드리고 싶어요.” 빛 한 점 들지 않는 어둠 속, 두 개의 체온만이 존재하는 너무나 완벽한 세계. 그러나 달콤한 아픔에 도취되어 상처뿐인 생물은 조금씩, 서서히 망가져 간다. “나도 알아요. 내가 정말 이상하다는 거.” 고독이 상처를 어루만지는 소리. 그건 상처가 고독을 먹어 치우는 소리. 나른한 최면에 정신이 녹아내릴 무렵, 나는 깊게 숨을 들이켜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 김수지 - 정가 : 10.. 2013. 12. 17.
和수목 - 뜨거운 안녕 4쇄 중쇄 사족) 예정에 없던 4쇄를 서둘러 진행하게 되었네요. 불과 어제 '4쇄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안내해 드린 독자분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 독자분들께는 심히 송구합니다.;; 그리고 책은 18일부터 배송 가능할 듯한데요. 즐겁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한 오후 되시길. 2013.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