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하정우를 보기 위해 '더 테러 라이브'를 예매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약간 허술하지만 재밌어요.
재미가 허술함을 충분히 누를 만큼요.
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내용인데도 멀미가 안 나고….
그런 데에는 아무래도 하정우라는 배우가 가진 재능이 한몫한 것 같습니다.
하정우는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유명 앵커입니다.
한데 어떠한 실수로 인해 라디오 시사프로 DJ를 맡게 돼요. 좌천이죠.
그래서 항상 위로 다시 치고 올라가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라디오 프로를 진행하던 어느날, 전화를 연결해 청취자 의견을 듣는
그런 코너가 있었는데, 그때 전화를 걸어 온 사람이 이야길하다가
당시 코너와 좀 상관이 없는 이야기로 논점을 잔뜩 흐려버려요.
때문에 하정우가 중간에 정중히 정리한 다음 전화를 끊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그 내침(?)을 당했던 남자 청취자가
앙심을 품고 다시 전화를 걸어오면서 시작됩니다.
그 사람이 협박을 하거든요. 자기가 지금 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날 무시하고 다시 전화를 끊어버리면 폭파시켜버리겠다고.
하정우는 잠시 당황하지만 이내 썩소를 짓고는, '터트려봐라, 이 XXX아' 하고 욕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몇분 뒤 한창 라디오를 다시 진행하고 있는데 콰앙~!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나죠.
뒤를 돌아보니 세상에, 마포대교에서 폭탄이 터진 거예요.
하정우는 완전 당황하지만, 그 보도를 독점하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서 일이 커집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에요.
사회적인 약자가 겪는 부조리, 그에 대응하는 고위층과 언론인의 자세가
잔뜩 풍자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결론마저도 현실적입니다.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던 하정우는, 영화 초반에 (사회적 약자인) 범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요.
그러다가 점점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그 범인이 처했던 억울한 입장에 공감하게 됩니다.
권은희 수사과장의 소신 발언으로 가슴이 잔뜩 뜨거워지는 이때,
이런 사회 풍자 영화를 보니 더 마음이 울컥하는 것 같더라고요.
하여튼 보시면 후회할 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별로 잔인한 장면도 없고요.
생각있으신 분은 영화관으로 고고씽~ 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대한민국, 아직 죽지 않았네요.
저는 정치에 관심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부끄럽네요.) 어쨌든
어느 편인지를 떠나 정의가 살아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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