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A입니다.
드디어 편집일기를 다시 쓰게 되었군요.^^
우리 집에는 쥐가 있다.
이번 작품은 제목을 들었을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첫 번째 든 의문은 '정말 쥐가 나오는 이야기일까'였고,
두 번째 따라온 의문은 '내용이 밝을까, 어두울까'였어요.
그런데 이 작품, 묘합니다.
쥐가 나온다고 할 수도, 아니라고 할 수도 있고요.
조금 밝기도, 어둡기도 합니다.
밝기로 치자면 추운 날에 슬쩍 새어들어 온 실낱 같은 햇살 정도.
그래도 작게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런 기분입니다.
이 글은, 로맨스 소설 독자들이 선호할 만한 설정이 참 적어요.
그리고 어찌 보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음울하기도 한데요.
담담한 듯, 건조한 듯 차분하게 이야기를 끌어가서인지 생각보다 무겁지 않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주…… 묘하게 흡인력이 좋더라고요.
아마 설정을 미리 알고 속단했다가 뜻하지 않은 계기에 읽어 보신 독자분들은
다 저와 같은 생각이지 않으셨을까 하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인물이 느끼는 감정에 독자들을 끌어들여 이해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지요.
그런데 이 작품에는 흔하지 않은 유형의 집착과 이기심이 잘 표현돼 있었어요.
지효가 현수를 향해 느끼는 위태로운 집착.
그런 지효를 중독되게 만든 현수의 태만한 이기심.
이 두 가지가 밀폐된 아늑함 아래 잘 숨어 있다가 '사진'이라는 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오르죠.
그래서인지 이 글 안에서 '사진을 찍고 찍히는 행위'는 참으로 많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양면의 거울과도 같죠.
누구에게는 비정한 이기심을 꽂아 주고, 누구에게는 온몸이 해체되는 듯한 수치스러움을 던져 주니까요.
이처럼 두 가지 형태의 애정과 두 가지 색깔의 감정이 절묘하게 버무려졌다가 갈라지는,
그 중심에 '사진'이라는 매개체가 있어서 정말 신선했답니다.^^
덕분에 지효의 맹목적이면서도 절박한 애정과, 뒤돌아보지 않고 정체해 있던 현수의 상태가 충분히 이해되더라고요.
……거참,
과하게 늘어놓지 않고 편집일기를 쓰려니 참 어렵군요.;
계속 뭔가를 더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는 걸 반복하게 되네요.
자세한 내용은 취향에 따라 작품으로 풍덩~ 빠져 맛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은 책 홍보로 마무리인가요…;;)
보시면 아실 거예요. 제가 왜 이 정도에서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었는지;
아, 그리고 이번 북트레일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들 의견이 분분했답니다.
이런 분위기가 낫다, 아니다 저런 분위기가 낫다……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지요.
그런 가운데 저희의 요청을 수렴한 I님께서 턱, 하니 지금의 북트레일러를 내놓으셨을 때,
직원들이 모두 기립하여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는 후문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자리를 통해 I님께 감사와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여기에 북트레일러 한 번 더 실으려고요ㅋ)
또 이 편집일기에 지대한 공을 세워 주신 O님께도 무한한 애정을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의였든, 본의가 아니었든 간에
19세 이하의 분들이 구독을 못하시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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