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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네 편집일기

[V] 환기가 필요한 순간, '49도' 편집일기

by 도서출판 오후 2015. 6. 11.

 

어제는 올들어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하죠.
서울은 무려 34도가 넘었습니다.
이제 막 6월을 열흘 정도 지나왔는데 벌써 여름은 코앞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올해는 유독 건조하고, 가문 것 같습니다.

뜨끈하게 데워진 대지를 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해의 농사를 막 시작하는 시기인 터라 그 어느 때보다 비가 간절해지네요.
간만에 내리는 이 비가 조금 더 이어지길 바라게 됩니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까요. ㅎㅎ

 

안녕하세요, 또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존재감 미미의 V입니다. ^-^

 

이번에 선보이게 된 김한율 작가님의 '49도'는
딱 지금 이 계절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상한선을 모르고 계속 올라가는 기온과 절로 물을 찾게 만드는 무더위.
그것들의 결정체인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 윤하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그녀와 동행하게 된 도훈의
있을 법하면서도 그럴싸한, 그러면서도 꿈 같은 이야기랍니다.

 

보다 짧게 요약해 보자면,
'49도'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글입니다. ^-^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정말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글을 읽는 내내 쉼 없이 감각들을 불러일으켜 주죠. (박수박수)

 


시각.
눈앞의 사막은 온통 하얀 모래였다.

지구 상에 이런 곳이 존재하다니. 이걸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한여름에 뜨거운 눈밭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이한 풍경.

모래는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고운 소금처럼 보이기도 했다.


 

청각.
소음이 전혀 없는 차 안에 그의 목소리가 가득 울렸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목소리가 참 좋았다.

낮으면서도 듣기 좋은 음색. 목소리에도 맵시가 있다면 단정하고 따뜻한…….

아니다, 섹시한 건가? 신뢰감을 주면서도 편안한 목소리가 윤하의 귀에 부드럽게 감겨들었다.

 


후각.
불어오는 바람에서 먼지 향이 짙어졌다.

수분을 잔뜩 머금은 흙냄새와 먼지가 섞인 듯한 텁텁한 냄새.

후드득후드득. 아니나 다를까, 굵은 물방울이 바싹 마른 땅에 점묘화를 그리듯 툭툭 떨어지더니 이내 쏴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미각.
상큼한 샐러드에 얼큰한 컵라면, 그리고 인스턴트커피.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이었다.

식욕을 돋우고 허기를 자극하는 MSG와 나트륨의 황금 비율. 그 맛의 절정에 미각은 희열을 느꼈다.

 

 

촉각.
폭염. 사막의 도시답게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한낮의 땡볕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내려 받으며 걷는 것은 건식 사우나에서 온풍을 맞고 있는 것과 흡사했다.

말 그대로 찜통. 노출된 살갗에서 지글지글 살 익는 느낌이 났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흘러내리기도 전에 증발하는지 따갑기까지 했다.

 


맛보기로 오감을 자극하는 부분들을 조금씩 발췌해 보았는데요. 대략 어떤 글인지 감이 오시나요? ^-^

다시 봐도 괜히 사막의 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청량한 레몬에이드가 마구마구 간절해지네요.

 

그렇지만 이 글의 진가는 곳곳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발휘됩니다.

 

과하지 않지만, 모자라지도 않게.
너무 친절하지도 않지만, 예의와 선을 잘 지키고 있는 착한 글이 아닐까 싶군요. 

마치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이야기를 한가로이 듣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사실 이번 작품을 진행하면서, 미국 여행이 너무 가고 싶어졌습니다!!!
적금을 하나 들어야겠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할 정도로요. ^-^
'열심히 일했으니 언젠가는 떠나 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마음속에서 넘실대네요. 
이 글은 '관광=여행'이라는 제 굳건한 고정관념을 이리저리 흔들어 버린 놀라운 글입니다. ^^ㅋ

 

팍팍한 일상에서 지칠 때, 삶이 지루하고 무료할 때.
아주 쉽고 간단하게 축 처진 기분을 환기할 수 있는 쉬운 방법, 한 가지 소개해 드릴까요? ^^

 

하나. '49도'를 펼친다.

둘. 모든 걸 잊고 사막의 뜨거운 열기 속으로 잠시 떠나 본다.

 

그렇게 구윤하, 김도훈. 이 두 사람과 함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시면,
분명 여섯 번째 감각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제가 찾은 여섯 번째 감각은 치유, 힐링이었습니다.
독자님께서 발견한 육감은 무엇일지 궁금하네요. ^^

도란도란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 나눌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 편하게 놀러 와서 귀띔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작가님께서 친히 제공해 주시고, 또 편집일기에 올리는 것을 허락해 주신 사진을 첨부합니다. ^-^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행지들의 실제 모습인데요, 지금은 따로 설명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책을 읽어 보시면 이 사진들이 어떤 장면에 등장했던 풍경인지 바로 알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때 보는 사진은 아마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요? ^-^

그 즐거움은 고스란히 독자님 몫으로 남겨 두겠습니다. (배려의 아이콘!)

 

 

 

 

 

 

 

 

있는 그대로 보고, 읽고, 감상해 주시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인사드릴게요.
작가님께도, 독자님께도 기운을 북돋워 주는 아이가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간만에 책이 나와 신이 났는지 생각보다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

다시 조용한 V로 돌아가 든든하게 블로그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이곳까지 찾아와 주시고, 시간 들여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언제나 한결같이 감사드립니다. ^-^

다음에 또 만나요!


덧. '49도'는 작가님께서 '사막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셨던 작품입니다. 혼란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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